제 1회 개인전 (1986년 4월22일-27일 서울갤러리(서울신문사))

팔중 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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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식-八中閑日-1986-O3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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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식-방앗간-1984-O29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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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象의 빛기를 지닌 幽玄한 自然風景

 

金    仁   煥 (미술평론가)

 藝가 곧 道와 통한다고 본 동양 수묵화의 세계에 있어서는 항상 정신적인 것이 모든 技의 우위에 있어 왔다. 書와 화가 융합되는 경지를 추구하였는가 하면 회화에 문학성이 첨가되므로서 이른바 시서화 일치의 사상을 낳기도  하였던 것이다.  선종과 도교의 개입은 예술가들로 하여금 초연한 삶을 찾아서 자연 속에 은둔하며 자연을 향수하는 이상적인 생활을 삶의 지표로 삼게 되었다.  동양 수묵화가 확신하는 고결한 이상향은 속사를 벗어나 자연의 원리를 향락하는 정신적 도취의 세계라 할 것이다. 사혁의 기운생동은 오늘날에 와서도 여전히 회화의 표준이 되고 있다.

 

  여기 첫 개인전을 편  화가 김 문식의 작품세계에 있어서 필과 묵을 통하여 자연에 접근해 들어가는 방법, 그것은 전래의 화법을 크게 벗어난 경우가 아니다. 기와 운은 이 화가의 작품에 있어서도 하나의  진수가 된다고 할 것이며 자연을 열망하는 작품취향 또한 어느

정도 고법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잠정적으로 옛 선현들이 추구했던 예도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 형식적인 규제에 묶여있는  이른바 관념산수니 이념산수니 하는 법류의 그림들과는 달리 개성적인 차원에서 자기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래의 수묵산수화는 자연에 접근해 들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관념적인 절차를 거치는 일이 많았다. 요컨대 심의(心意)의 자연을 그리기 위해서는 실제의 자연대상을 관조하고 그 실체를 그리기보다는 상상적으로 구성한 관념적인 세계를 구체화시켰던 것이다. 이 기억속의 자연은 단지 자연의 외관을 빌린 물질영역과 정신영역이 결합된 독특한 관념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작가에 있어서는 대상의 실사를 통해 가시적으로 자연에 접근해 들어가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 방법은 오늘날에 와서 많은 젊은 화가들이 의도적으로 선별, 채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철저한 현장적인 체험을 통해서 자연의 투명한 실재적 생명감을 화폭에 옮기려고 한다.

 

  기법적인 면에서 가장 기본기라 할 수 있는 고격한 필법을 터득한 이 작가는 그것을 바탕으로 한 위에 생활 주변의 풍경소재들을 자유분방한 운필(運筆)로서 엮어 나간다. 주로 숲의 정경이 핵심을 이루는 일련의 풍경화에서 우리는 그의 신체적 표현이 야기시키는 유동과 정일한 맑음과 평온함에 깊은 인상을 받을 것이다.  대기 속의 싱그러운 자연이 온갖 색소를 내뿜은 실재의 대상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심상의 빛기를 지닌 유연한 화면형체로서의 자연이 우리의 가슴에 와 닿는다.

  나무의 형상들이 자아내는 갖가지 몸짓 들은 필묵의 매듭들 사이로 튕겨지며 뻗어나가 제각기 다른 형태로 앙상불을 이룬다.  어디까지나 묵이 근간을 이루는 이 작가의 작품세계란 시종일관 필세의 강약에 따라 형상 지어지는 나무숲과 개울물, 바위나 집들이 한데 어울러지며 조화롭게 전개된다.

 

  한동안  관상대 예보관이라는 예술과는 걸맞지 않는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미술에의 개안에 남다른 집념을 보였던 작가의 전력은 「열사(悅史) 룻소」에나 견줄 수 있을, 특이한 과정을 거쳐왔다.  그런만치 그의 예술에 대한 깊은 관심과 성실도랄까는 남다른데가 있다.  작품에 대한 작가의 기량이 어느 수준에 있다고는 불문하고서라도 모든 현실적 여건을 감수하면서 묵묵히 예도에 정진한 10여년의 기간에 축적된 이 작가의 오늘의 성과를 우리 모두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야 하리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