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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개인전 (1988년 4월5일-10일  신세계미술관)

경쾌하고 감각적인 筆線의 水墨畵

 

李    龜  烈

  내가 김문식의 경쾌하고 생동감이 강조되는 매우 남다른 재치의 筆線畵와 실경 소재의 水墨畵를 처음 주목한 것은 4년 전 東亞美術祭 때였다.  그때 심사에 참가한 나의 기억에 그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뽑은 합당한 결정 과정의 느낌이 아직 살아있다.  그러나 내가 이 신진을 직접 만난 것은 바로 최근의 일이다.  그 사이 그는 많은 자기발전을 이룩하고 있었고, 86년에는 1차 개인전까지 갖고 있었다.  이번에 두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그는 나에게 근래 제작한 작품들을 미리 보여주어 그의 작업의 능란한 실현을 비로소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가 있었다.  어느 시골의 풍경, 혹은 유원지 일원의 자연미와 경색, 그밖에 평범한 농촌,어촌의 서정적인 정경을 계절색의 신선한 담채와 더불어 마치 가느른 먹붓의 현장 스케치 같은 수법으로 전개시키는 것이 김문식이 취하고 있는 작품 태도이다.  앞에 말한 공모전 수상작 때에도 그러한 특성이 평가의 요소였고, 또 거기에 잘 반영되어 있는 필력과 표현력의 재질 및 자유로운 능력이 많은 가능성을 예견케 했던 것이다.  역시 그 예견은 틀리지 않았다.  이번 개인전에 내보일 大小 작품들에서 그는 한결 선명한 細線 위주의 墨筆 구사와 효과적으로 절제시키는 墨点 ‧ 墨象 그리고 투명한 담채의 현실감을 조화시키는 뚜렷한 진전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 작품들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완성된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산의 수목과 숲을 표상하는 온통 속력과 즉흥적을 수반한 運筆의 흥취에서부터 과거의 초가마을 아닌 양기와와 슬레이트 지붕 등 요즘 형태의 직석적인 구조와 여러 색깔의 가옥들에서 보는 스케치 사생풍의 표현수법, 그리고 체험적인 시각의 자연스런 전체 구도 등이 大作일수록 최대한으로 잘 창출돼 있다.  그 화면들이 묘사적인면과 흥취의 필선이 다분히 감각적이고 才氣에 너무 의존되어 있는 듯한 실상이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표현상의 깊이나 무게의 내면성 문제를 지적할 수도 있겠으나, 아직 젊은 이 작가의 금후의 새로운 면모나 내면적 형상 추구는 충분히 기다려 볼만 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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